2020년 4월 12일 설교

April 12, 2020

                                               “기가 막히더라!” (스 9:1-6 ‘죄악오염에 대한 실제반응’) 20.4.12.

   공자님이 제자들과 함께 진나라로 가던 도중에 양식이 떨어져서 며칠 동안 굶고 있던 차에 제자 안회가 가까스로 쌀을 구해 와서 밥을 지었단다. 공자는 밥 소식이 궁금해서 부엌을 들여다보다가 밥솥의 뚜껑을 열어놓고 밥을 조금 떠서 먹고 있는 안회를 목격하고 깜짝 놀라게 되었단다.

    안회는 공자의 제자들 중에 도덕수양이 가장 돋보여서 공자가 아끼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크게 실망하고 곧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드디어 안회가 밥을 다 지었다고 하자 공자가 말했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을 지었다면 우선 조상님께 제사부터 지내야겠다.” 몰래 먼저 먹은 밥으로 제사를 지낼 수 없음을 안회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 말을 들었던 안회는 곧장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단다.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 없습니다. 제가 뚜껑을 연 순간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공자가 위대한 스승의 인격을 갖추었음을 잘 보여주었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단다.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은 믿을 것이 못 된다. 예전에 나는 나의 두뇌를 믿었다. 그러나 나의 두뇌 또한 믿을 게 못된다. 그러니 너희는 보고 들은 것이 꼭 진실이 아닐 수 있음을 명심하거라.”

   자신이 잘못되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반성했다는 것이다. 공자는 우리 범인이 쉽게 따를 수 없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공자일화처럼 논어(論語)에는 과즉물탄개(過卽勿憚改 허물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공자가 한 말이다. 실제로 공자자신도 실수할 수 있으며, 실수하였기에 즉시 고치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섣불리 결정을 내리는 실수를 하고도 여전히 변명하고 억지를 부리면서 끝까지 고치지 않고 우기는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다.

   오늘 설교본문도 ‘잘못됨’을 알고 당장 고치는 모습을 정확하게 볼 수 있는데 함께 살펴보자(3). 지금 우리가 함께 읽어본 말씀에는 제사장 에스라의 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동사가 3인데, 찾았나요? ‘찢고’ ‘뜯으며’ ‘앉으니’이다. 이 3가지 행동은 극도의 분노와 슬픔과 실망을 나타내고 있다. 먼저 옷을 찢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을 당했을 때 그 충격감정을 표현하는 행동이었다(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돌아온 정탐꾼 중에 10명이 불가능하다고 보고를 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반응하는 것을 보고 ‘그 땅을 정탐한 자 중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자기들의 옷을 찢고’ 민 14:6 ). 그리고 머리털과 수염을 뜯는 것은 수치와 모욕을 시인하는 행위였다(‘그 날에는 주께서 하수 저쪽에서 세내어 온 삭도 곧 앗수르 왕으로 네 백성의 머리털과 발 털을 미실 것이요, 수염도 깎으시리라.’ 사 7:20). 마지막으로 기가 막혀 앉은 행위는 신앙적으로 죄 때문에 마음 아파할 때 취하는 행동이다('기가 막혀' מְשֹׁוםֵם 메쇼멤, 수동태 분사, to be astonished, destroy 예상도 못할 뿐 아니라 감당도 못할 충격으로 참담하게 앉아 있는 모습임).

   이 3가지 행위는 제사장 에스라가 예루살렘의 타락실상을 알고 충격과 슬픔과 의분을 나타낸 것이었다. 그것은 구체적으로 이방인과 결혼한 일이었는데, 너무나 일반화되어 있는 실태였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많은 죄악이 이미 보편화되어 있어서 당연하게 보는 죄들이 있다? 없다? 많다! 그런데 아무리 너도나도, 교회도, 목사님도 행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현실로 묵인할지라도 성경말씀에 비춰서 그게 죄악으로 판명된다면 그것은 분명히 죄악이다. 보편화된 모습이라는 이유로 죄를 죄로 여기지 않는 것은 아무리 만장일치일지라도 우리끼리의 이야기일 뿐이다.

   한국교인들이 서구 미국 신학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을 보면서 깜짝 놀라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은 술 담배와 동성애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쉽게 허용하는 점에 대하여 의아해 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단다. 반대로 서구 미국 신학자들과 그리스도인들이 한국교회를 보면서 깜짝 놀라는 것은 기초적인 공중도덕 불감증이나 기본적인 기업윤리 상실, 기독교인의 정치윤리 배신을 보고도 한국교회가 관대하는 모습이란다. 또 한국교회는 동성애와 술 담배는 펄쩍펄쩍 뛰면서도, 회사공금으로 헌금하고, 회사카드로 사적인 결제를 하고, 노동자를 착취하고, 거짓말에는 왜 그렇게 잘 묵인해주는지 수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누구의 충격이 더 올바른가? 그렇다면 이제라도 한국교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축복을, 은혜를, 영광을, 감사를, 부흥을, 전도를, 예배를, 부활인식을 성경의 가르침에 일치하는 지 점검해 보자는 것이다. 성경만 베껴 쓰지 말고...

   오늘 설교본문은 에스라가 ‘기가 막혀’ 하였다고 밝혀놓았다. 오늘은 저와 여러분이라도 에스라의 그 ‘기가 막혀’를 배우자는 것이다. 자 그러면 설교본문으로 들어가서 좀 더 세밀하게 살펴보자.

    1) 가증한 일(1)

   ‘가증한’(הבעות 토에바 abhor, abominable = ‘아내와 며느리로 삼아’<3> = ‘그 더러움으로 채웠음’<11>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인도하사 네가 가서 차지할 땅으로 들이시고 네 앞에서 여러 민족 헷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히위 족속과 여부스 족속 곧 너보다 많고 힘이 센 일곱 족속을 쫓아내실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게 넘겨 네게 치게 하시리니 그 때에 너는 그들을 진멸할 것이라 그들과 어떤 언약도 하지 말 것이요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말 것이며 또 그들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네 며느리로 삼지 말 것은 그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진노하사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 오직 너희가 그들에게 행할 것은 이러하니 그들의 제단을 헐며 주상을 깨뜨리며 아세라 목상을 찍으며 조각한 우상들을 불사를 것이니라.’(신 7:1-15. ‘간음하지 말라.’(출 20:15)의 십계명 가운데 하나인 ‘간음’ 그 자체보다 훨씬 중요하고 복합적인 하나님의 언약이 걸려있다. 그게 뭔가? ‘갑자기 너희를 멸하실 것임이니라.’ 왜 그런가? ‘네 아들을 유혹하여 그가 여호와를 떠나고 다른 신들을 섬기게 하므로’ 하나님의 자녀생활이 끝장난 것이다. 간음보다 몇 만 배나 크고 심각하게 빗나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윌리엄 캐리(William Carey 1761-1834)는 근대선교의 아버지, 인도선교의 조상으로 불린다. 그는 독학으로 라틴어와 헬라어도 익혔단다. 고등하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의 강요로 구두수선공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32살 때 인도선교를 결단했고, 성경을 40개 이상의 인도방언으로 번역했단다. 그는 세 차례나 살해당할 뻔하였고, 인도정부의 온갖 선교방해를 받았으며, 둘째 아들은 열병으로 죽었고, 아내는 정신병에 시달렸다. 화재로 수년간 번역해 놓은 성경원고와 문법책 두 권, 다국어 사전들이 불타버렸다.

   미국 최초 해외선교사요 ‘버마의 사도’로 평가받았던 아도니람 저드슨(1788-1850)이 1812년에 방문하여 캐리 선교사와 함께 정원을 거닐면서 캐리 선교사의 헌신선교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많은 역경을 다 견뎌내고 어떻게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자 캐리는 저드슨을 정원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말했다. “여기가 바로 나의 기도와 묵상, 예배장소입니다. 이 자리가 없었다면, 나에게 반복해서 닥쳐온 고난들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는 매일 새벽 5시에 이 자리로 와서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지으신 저 꽃들을 바라보며 묵상하고 대화를 하다가 6시 쯤 들어가서 아침을 먹고 하루일과를 시작합니다. 저녁이 되면 나는 밥을 먹고 손에 성경을 들고 다시 이 자리로 옵니다.” 케리 선교사는 '골방기도' 원리를 잘 활용하여 가증한 일들을 예방하고 담대하게 충성하였던 것이다. 아멘.

   2) 으뜸(2) 

   방백들과 고관들이 이 죄에 더욱 으뜸이 되었다.’(רִאשֹׁונָה 리쇼나 foremost, chief, ‘have led the way in this unfaithfulness.’ –NIV- ‘이러한 일에 앞장을 섭니다.’ -새 번역-. 선두에서 안내함. 기절시키는 일!).

   제1차 세계대전 직후에 경제적인 어려움은 제쳐두고 유럽에서 가장 개화(開明)된 국가는 독일로 보았다. 인간의 지성이라는 측면에서 자부심을 가질 만하였다. 18세기의 칸트부터 피히테, 셸링, 헤겔, 희대의 반항아 니체까지 대단한 지식인들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독일의 관념론은 한 세기 이상 세계의 철학을 주도해 나갔다. 또한 괴테와 실러로 대표되는 문학이 있었고, 바흐와 베토벤, 바그너로 연결된 음악까지..... 독일은 최고 수준의 문화를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언론과 출판, 교육 등의 발달로 세계 최고 지성의 장이라고 할만 했다.

   그렇게 20세기 초반을 독일은 고도로 지적인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어갔지만 놀랍게도 대다수의 국민은 히틀러의 정치와 전쟁에 줄곧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을 뿐만 아니라 히틀러에 대한 비판도 거의 없는 사회였다. 몇 차례 암살시도는 있었지만 그 배후는 대부분 히틀러보다 더 극단적인 인물들이 더욱 제국으로 치달리려는 목적이었다. 이처럼 지식인들과 문화인들이 깨어서 삶을 이루어가지 않으면 그 나라나 사회는 히틀러식 독재국가나 사회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아차렸다면 ‘아멘반응’을 할 timing이다.

   3) 하나님이여(6)

   ‘나의 하나님이여’ 제사장 에스라가 기도하였음을 밝히 보여주는 말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무슨 일로? ‘기가 막혀 앉았더니’ ‘기가 막혀 앉았더니’를 예수님의 처지로 바꾸면 십자가가 된다. 어두움과 절망, 처절한 치욕으로 오랜 시간 동안 침묵한 처지였다. 의분과 애통함, 철저한 개혁필요 현실이 예수님의 십자가였다. 이 모든 것 때문에 우리 예수님은 기도하셨다. 기도가 부활로 가는 통로였다. 기도가 부활로 바꿔지게 하였다는 것이다. 기도를 생략한 부활은 없다. 부활은 참 생명! 참 개혁! 참 순종의 권능!

   비행기를 타면 경험하게 된다. 비행기가 이륙하려면 시속200km 이상의 속력으로 달려야 하는데, 이 속도를 내려면 활주로 3-4000m가 필요하고,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시작할 때 엔진출력은 최대치인데 잡음과 마찰력도 가장 큰 순간이란다. 일단 비행기가 이륙해 공중을 날아가면 그때부터 속도가 빠를수록 기름 소모량은 줄어든다고 한다. 비행기가 이륙하려고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여러 곳에서 예상하지도 못한 문제는 늘 생길 수 있단다. 그때가 위험하고 두려워서 조종사는 가장 긴장된단다. 그러나 일단 그 위기 중에도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하늘을 향하여 솟구쳐 오르면 창공을 날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매사를 순종할 그때가 위험하고 불안하기 마련이다. 그게 자기 십자가인 것이다. 아멘.

자 이제 오늘 부활주일 설교말씀 앞에서 우리의 삶을 정돈하자. 오늘 설교는 죄악오염에 대하여 제사장 에스라가 보여준 실제반응이었다. 그는 가증한 일을 실감했고, 으뜸을 통탄했고, 기도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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